건축주와 건축의 전과정을 동반자의 마음으로, 농사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보듬고 살피는
과정은 todot이 지향하는 건축의 구현에 있어 가장 소중히 지켜가는 가치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조병규, 모승민
- 설립
- 2014년
- 주소
- 경기 양평군 양서면 북한강로 25-1 (양수리) 3층. 301호
- 연락처
- 02-6959-1076
- 이메일
- todot@todot.kr
- 홈페이지
- http://todot.kr
문정동 다세대주택은 이른바 수익형 부동산이다.
건축주는 거주하지 않고 모든 세대를 임대할 예정이다. 직접 거주의 목적이 아니므로 건축주의 최종 목표는 수익실현이다.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집을 지었을 때 이것은 건축일까, 건물일까?
돈이 목적이므로 이미 불온한 것이 되어버려 건축에 다다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혹여 있을 수 있겠으나 건축의 순수성이란 이미 성립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자본의 문제로 건축과 건물을 나누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문정동 다세대주택은 건축일까? 건물일까? 아무렴 어떨까 싶은데, 난 건축이라고 믿고 싶다. 건물이라 치부되어 버리면, 가뜩이나 건축가에게 소외된 도시의 소형 집합주택은 여전히 애비 없는 자식으로 남을 것이기에. 내게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문정동 다세대주택이 이제 마무리되어 간다. 이 다세대주택은 총 10세대가 거주하게 된다. 2, 3층은 가변적 투룸이 가능한 임대세대가 층당 4세대로 구성되어 있고 4, 5층은 베란다와 다락을 가진 2개의 복층 임대세대로 구성된다. 2, 3층의 임대세대는 공간의 가변적 사용 외에 특별한 부분을 찾기 어렵다. 층 당 4세대의 구성은 전용면적 확보조차 부족했기에 변변한 발코니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창(window)에 주목했다.
아이들이 집을 그릴 때면 보통은 삼각형의 지붕에 창과 문을 그린다. 창은 정방형이나 장방형의 형태에 십자 프레임을 그려 넣는다. 무의식적으로 창의 원형을 십자형태의 창문에서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는 그런 창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는 길과 접한 세대의 벽에 4개의 창을 설치했다. 하나의 창에 십자 형태의 프레임을 넣는 것이 아니라 4개의 창을 통해 격자 프레임을 떠올리게 했다. 거주자가 집에서 갖는 안정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4개의 창 중 아래의 2개는 고정창이고 위의 2개는 프로젝트 창이다. 아래의 창은 동네와 길을 내다보는 창이고 위의 창은 건물 사이로 좁게 열린 하늘을 바라보는 창이다. 위의 창에 대한 개폐방식을 프로젝트로 한 것은 열었을 때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하늘로 향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창은 내부에서는 안정감을 부여하고 외부에서는 질서를 부여한다.
안과 밖의 쓸모와 아름다움을 통일시키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었다.
어떻게 보면 아주 보잘 것 없고 미미한 시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작은 시도를 통해 수익이 목표가 되는 냉정하고 건조한 환경 하에서 건물이 건축이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저 곳에 사는 누군가가 집을 그릴 때, 자신의 집 창문을 떠 올린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람 있을 것이다.
사는 이 모두가 이 곳에서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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