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와 건축의 전과정을 동반자의 마음으로, 농사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보듬고 살피는
과정은 todot이 지향하는 건축의 구현에 있어 가장 소중히 지켜가는 가치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조병규, 모승민
- 설립
- 2014년
- 주소
- 경기 양평군 양서면 북한강로 25-1 (양수리) 3층. 301호
- 연락처
- 02-6959-1076
- 이메일
- todot@todot.kr
- 홈페이지
- http://todot.kr
양평 단월면 산골짜기에 강아지와 함께 사는 이가 작년 겨울쯤인가 집을 짓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다. 이런 곳에 집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은 산골에 그녀의 집이 있었다. 서너 마리의 댕댕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 집은 그녀가 거둔 47마리의 강아지가 점령하고 있었다. 집의 주인은 강아지인 듯했고 그녀는 그 집에 얹혀사는 식객 같았다. 애견 관련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 중인 그녀의 현재 집은 사무공간이자 견사이고 본인의 생존 공간이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못했다.
새벽부터 시작해 밤늦도록 이어지는 무한 반복의 전투 같은 일상이었다. 그녀만의 오롯한 시간, 공간의 틈을 찾기 위해 그 일상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됐고, 작은 힌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강아지와 그녀의 유대에 있어 동일한 공간만큼 상호 간 시선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같은 공간에 있는 만큼은 아니지만 서로 지켜볼 수만 있어도 안도할 수 있다는 것은, 그녀만을 위한 틈을 만드는 것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우린 집을 댕댕이의 활동 공간을 중심으로 둘러싸기로 했다.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업무공간과 그녀만의 오롯한 쉼이 보장되는 내밀한 공간을 마련하되 시선은 모두 댕댕이가 머무는 중심 공간으로 열리도록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시선을 가리지 않는 최소의 벽으로 공간을 구획하고 가벼운 지붕으로 최소의 기둥만을 허락하기로 한다. 더 이상 47의 숫자를 늘리지 않겠다고 결심한 그녀는 47에서 줄어드는 숫자를 세며 남은 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 집이 그녀의 감정을 환기시키는 장소가 되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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