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와 건축의 전과정을 동반자의 마음으로, 농사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보듬고 살피는
과정은 todot이 지향하는 건축의 구현에 있어 가장 소중히 지켜가는 가치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조병규, 모승민
- 설립
- 2014년
- 주소
- 경기 양평군 양서면 북한강로 25-1 (양수리) 3층. 301호
- 연락처
- 02-6959-1076
- 이메일
- todot@todot.kr
- 홈페이지
- http://todot.kr
여주 단독주택 '무위재'
시김되는 집
무위재의 클라이언트는 블로그를 보고 찾아온 노부부이다. 효종대왕릉이 멀리 보이는 여주의 안온한 땅에 집을 짓고자 우리를 찾아온 것이다. 집을 짓겠다고 결심한 후 일 년 동안 바라는 것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왔다고 주시기에 들여다보니, 소박하지만 세심히 어루만져야 할 바람이었다. 이에 설계를 맡기 전, 우리는 부부에게 좋은 건축가를 더 만나보는 게 좋겠다고 권했고, 서로 감정의 할부가 자연스러운 건축가를 만나야 부부에게도 설계나 집 짓는 과정이 행복하겠다는 생각에 선배 건축가 한 분을 추천 드렸다. 그리고 얼마 후 장문의 이메일을 받았다. 연서를 읽듯 되새김질하며 읽은 메일의 끝은 아래와 같다.
“저희는 조소장님과 함께 여주집을 짓고 싶습니다. 조소장님은 저희의 첫사랑입니다. 할아버지는 디자인 감리를 통해 책임을 다하는 태도가 믿음직스럽다고 하십니다. 조소장님 일이 너무 바쁘지 않으면, 저희가 조소장님과 잘 맞지 않는 게 아니면, 우리 집을 맡아주시겠습니까? “
그렇게 무위재는 우리의 몫이 되었다. 영성, 따뜻함, 진실을 화두로 던지신 할머니의 마음에 어찌 다가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꽤 길었다. 생활을 기능적으로 담아내는 집이 목표가 아님은 할머니도, 우리도 알고 있었기에 시작이 더 조심스러웠다.
여러 장의 스케치를 구겨가며 조심스럽게 잡은 개념은 ‘시김’이었다. 시김은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에 시간이 더해져 곰삯아 깊은 맛을 내는 상태를 말한다. 이 시김의 개념을 집에 녹여내고자 했다. 구태여 잔재주를 부리기보다는 이 땅에 원래부터 있던 듯, 여주의 완만한 들판을 닮은 채 자연스럽게 내려앉은 집. 우리는 집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나이 먹고, 시김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이어 나갔다.
‘시김’과 어울리는 건축 재료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나무였다. 나무의 결은 시김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우선 나무를 두른 집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곱게 늙어가려면 눈, 비와 싸우면 안 되었기에 느린 변화와 곰삯을 시간을 담보하기 위해 깊은 처마를 계획했다. 그리고 산을 닮은 박공지붕을 올리고 안마당 부분은 파내었다. 비워진 안마당은 영성, 따뜻함, 진실이 시작되는 장소가 되고, 세 단어를 아우르는 자연의 요소인 빛을 머금는다. 이 빛은 안온하고 편안하지만, 때로는 강렬히 쏟아져 만물을 비추며, 한 낮에는 마당 깊은 곳까지 다다르고, 강자갈을 빛낸다. 그 외의 시간에 안마당과 집에는 하늘의 빛만 내려앉을 것이다. 천공의 안온한 빛. 그림자를 만들지 않고, 눈을 자극하지 않는 편안한 빛이다. 툇마루에 나와 앉으면, 백 년 전에도 같은 모습이었을 것만 같은 비워진 마당과 집을 바라보며 온전히 나에게 침잠하는 영성의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했다.
△ 현관에서 바라본 1층 복도
△ 침실과 공용공간을 잇는 1층 복도
△ 1층 주방, 식당
△ 1층 주방, 식당
△ 1층 거실
△ 1층 화장실
△ 1층 복도와 침실로 통하는 문
△ 1층 침실
△ 1층 침실
△ 다락으로 통하는 계단
△ 틈새공간을 활용해 작은 서재를 만든 다락
△ 얇은 띠창으로 자연의 풍경을 들이는 다락
△ 얇은 띠창으로 자연의 빛을 들이는 다락
△ 테라스로 통하는 문
△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마당
노구를 누일 방과 TV를 사랑하시는 할아버지를 위한 거실, 자손이 잠시 머물다 갈 방이면 된다는 할머니의 요청이 있었다. 뒤이어 너무 큰 집보다는 알맞은 크기의 집이 좋긴 하나, 여지를 남겨 달라고 하셨다. 이어 살아갈 누군가에게 부족한 공간이 되지 않도록 여분의 공간을 남기면 좋겠다는 말에 마음이 넉넉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쇳덩어리가 앉은 것처럼 무겁기도 했다. 집의 장수를 바라는 마음이 기본임을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 할머니를 위해 마련된 별채
△ 할머니를 위해 마련된 별채
△ 할머니를 위해 마련된 별채
집은 'ㄷ‘자 형태 안에서 일부를 떼어내 할머니의 독서를 위한 별채를 만들고, 본채와 사이 공간은 비워 두었다. 당장은 비를 맞지 않는 외부공간으로서 여러 쓰임을 다할 것이고, 어느 날 집의 주인이 바뀌었을 때는 아이의 방이나 서재, 취미실 등으로 쓰여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잠시나마 노부부의 가족이 되어 보냈던 일 년의 시간이 끝나간다. 가식과 허세가 아닌 영성과 진실의 마음으로 보낸 시간이었을까, 집은 결국 잘 시김 되어갈까.
건축개요
위치 | 경기도 여주시 세종대왕면 왕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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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 지상 1층 |
건축면적 | 110.46 |
건폐율 | 19.97 |
구조 | 일반 목구조 |
최고높이 | |
시공 | KSPNC(장길완 대표) |
용도 | 단독주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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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면적 | 553 |
연면적 | 110.46 |
용적률 | 19.97 |
주차대수 | 2대 |
사진 | 최진보 |
설계 | 투닷건축사사무소 주식회사 |
자재정보
외부마감 | 적삼목 사이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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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재 | 3중유리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 |
마루 | 강마루 |
주방가구 | |
욕실기기 | |
현관문 | |
붙박이장 |
내부마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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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재 | |
실내가구 | |
욕실마감 | |
조명 | |
실내문 | |
데크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