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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크로마키 건축사사무소
“archromaky" 란 색이 없음을 뜻하는 “achroma”와 건축의 “architecture”를 합성한 조어이다.

색이 없다는 것은 건축적인 스타일의 문제가 아닌,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는 동시에 누구든 자신의 색을 입힐 수 있다는 변화의 힘을 나타낸다.

건축가와 건축주, 시공자 그리고 다른 건축가들 간의 소통 속에서 만들어지는 빛은 공간에서 다양한 색으로 표현이 되며, 그 끝은 또다른 의미를 가진 무채색의 건축으로 발현이 될 것이다.
전문분야
설계
대표자
정선교
설립
2021년
주소
서울 중구 동호로12길 77 (신당동) 3층
연락처
02-6012-8015
이메일
email@archromaky.com
홈페이지
http://www.archromak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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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maison, je sais jamais
용산구 단독주택


그 집, 나는 몰라요.


“…이곳 아파트의 여자들은 남의 흉내를 내기 위해 순전히 남을 닮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나는 이런 닮음에의 싫증으로 진저리를 쳐 가면서도 … 철이 엄마나 딴 방 여자들이나 남보다 잘 살기 위해, 그러나 결과적으론 겨우 남과 닮기 위해 하루하루를 잃어버렸다. 내 남편이 18평짜리 아파트를 위해…”   박완서 - <닮은 방들>


누군가에 의해서 지어진, 혹은 계획된 집은 과연 누구의 집인가? 소유의 차원에서 정의하는 집의 가치는 남들보다 더 비싼 집을 소유하기 위한 욕망이라도 있지만 정형화된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우리의 삶은 나만의 집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오늘날 주거유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라 불리는 공동주택은 우리의 집에 대한 개념을 확실하게 차별화시키긴 했다. 바로 재산과 획일화가 그것이다. 내 집의 가치는 남과 달라야 하고 내 집은 남들과 같아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은 산업화 시대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주거에 대한 인식이리라. 이러한 인식에서 우리는 삶의 공통점을 찾아 헤매고 누군가와 닮기 위해서 오늘도 돈을 모은다. 또한,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은 보지 않아도, 살지 않아도 그 공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내 윗집과 내 아랫집은 똑같은 구조를 가지고 똑같은 행동 패턴을 유도할 것이다. 이러한 고압적인 획일화는 우리의 모순된 욕망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똑같은 브랜드를 지향하는 자랑스러운 결과를 가지고 왔다.


단독주택에서의 삶은 아파트의 그것과 달라야 한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집에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공간들을 음미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그 집을 몰라야 한다. 지나가는 사람도, 짓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획일화된 공간의 경험이 아닌 자신만의 색다른 경험으로 살아야 한다.




용산 후암동 주택 프로젝트는 흔하지 않은 시각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다. 요즘의 세태와는 역행하는 가족 단위의 집, 그리고 분화되는 가족 구성원들의 미래를 대비하는 영속성의 집, 많은 시간 동안 축적된 도시원형의 날것에서 버텨야 하는 새로운 건축물의 자가적 컨텍스트, 외부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내부에서 보이는 이미지들의 불합치성, 등등의 수많은 이질적인 요소가 결합이 된 집이다.


세 자매와 부모님의 기본적인 가족 구성원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독립된 공간의 배려와 그 공간 사이사이의 연결성에 초점을 맞추며, 기본적인 건축적 틀을 지켜 나가는 것이 주요한 과제가 되었다. 또한 세대 간의 전이가 이루어진 이후의 미래적인 관점에서 이 공간이 변화될 수 있는 수많은 양태에 대한 고찰이 필요했다. 





흔히 해방촌이라고 불리는 후암동 보광동 일대는 일제 강점기 남산 이남을 개발하면서 주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토지 수탈이 본격화된 20년대 이후부터는 일본인들의 거주지 마련이 시급했고, 그리하여 현재 미군기지의 근본이 되는 일본 육군본부를 시작으로 남산을 둘러선 그들만의 주거지를 세우기 시작하였다. 본격적인 주거 난립은 전쟁 후 서울로 밀려드는 터를 잃은 수많은 이들이 몰리고 뭐라도 있는 사람들은 종로 끝자락부터 동대문 밖까지, 조금 없는 이들은 남산 밑 적산가옥들 위로 터를 잡고, 아예 없는 이들은 청계천변으로 터를 잡았다. 모두가 집과 돈이 없는 이들이 그나마 걸어서 돈푼 벌기에 도심과 가까운 곳에 터를 잡는 곳이 이러한 곳이었다. 


남산의 산자락이 남으로 내려오면서 용산 미군기지에 다다르며 끝나는 형국에 자리한 해당 대지는 남동서를 둘러싼 보린원이라는 고아원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도로가 확장되며 북쪽으로 면한 길은 6미터의 도로가 확보되었고, 남서 방향으로는 4미터의 도로에 접하고 있다.


4개의 필지가 제각각으로 쪼개져 있고 비정형으로 결합하여 있는 대지의 상황은 남측의 거대한 스케일의 보린원으로 인하여 채광을 비롯한 환경이 열악한 조건이다. 특히 대지의 레벨 차이가 4미터를 넘는 상황과 영락 보린원의 옹벽이 맞닿은 부분의 불법전용의 데크 및 합벽 등은 철거 및 공사상의 많은 제한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대지의 한계를 어떻게 건축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것은 도시 건축의 숙명과도 같다. 이러한 요인들은 과연 독이 될 것인가, 혹은 또 다른 건축의 모티브가 될 것 인가의 문제는 확실히 건축가에게 달려있다고 본다. 이 프로젝트에서 보여주는 일련의 해결책은 중간 정도의 해결책으로 타협을 봤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변화의 요인들


학문이 아닌 실천적 영역의 건축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학적 관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인간에게 있어서 공간을 판단하는 기저가 시지각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는 눈으로 보이는 공간의 실체가 과연 객관적인 인식의 실체에 다가설 수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러한 근원적인 질문은 공간의 또 다른 정의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형태(Form) 

형태가 지향하는 바는 도시적 구성물이 인간의 눈에 보여지는 시각적 공공재로서 작용하는 역할이다. 좋은 의미의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수식어는 과연 어떤 의미소가 내포되고 있어야 인정할 수 있는 것일까의 물음에 우리는 수많은 시간을 소비해왔다. 이러한 소모적인 질문과 대답의 돌림노래는 아직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형태가 갖는 그 상징성은 반대로 컨텍스트에 대응하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컨텍스트에 순응하는 건축이 아닌 컨텍스트를 만들어 가는 건축이라는 의미에서 우리는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근대적인 발언에 맞서는 무모함이라도 실제로 수많은 건축의 형태적 반항은 이미 시작되었다.







context

주변과 어떠한 방식으로든 얽히게 되는 것이 건축적 맥락이라면, 이것은 충분히 비꼴 만한 정의가 될 수 있다. 단순하게 결과론적인 맥락주의를 따라가지 않고 단어 그대로의 조합을 이용한 건축의 구성 방식을 도모해 볼 수 있다. 언어와 건축의 공통점은 그 구조에 있다. 주어와 서술어 목적어와 보어, 그들을 이어주는 조사들, 어미, 어간, 등등의 구성 요소들의 조합은 건축의 그것과도 같다. 게다가 한 단어 혹은 접미사 등의 변화로 인한 내포된 뜻의 수많은 변화는 건축의 디테일과 일맥상통함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건축을 또 다른 텍스트라 부른다. 이러한 도시에 산재되어 있는 텍스트는 다시 결합해 관계를 가지고 그 관계성에서 서로 부딪히고 외면하거나 나란히 가기도 한다. 이것이 곧 context로서의 건축인 것이다.
















무엇이 보이는가, 무엇을 볼 것인가


도시 건축에 있어서 무엇이 보이는 가와 무엇을 볼 것인가의 차이는 시지각의 대상만으로 국한할 수 없는 일이다. 건물 자체를 어떻게 볼 것인가와 건물에서 어떻게 보이는 가의 두 가지 범주 안에서 설명한다면 간단한 이론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보는 것과 보이는 대항적 상관관계는 도시, 혹은 경관 안에서 탐구할 수 있는 거시적 목표와 강제성을 띠며 '무엇이 보이는가?', '건축물 곳곳에 장치 - 가구, 개구부, 오브제, 등 모든 것'로 인하여 시각적 인식의 틀을 만들어 주는 미시적 목표 '무엇을 볼 것인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상반된 것이라기보다는 병렬적인 속성을 가진 두 카테고리는 이 프로젝트에서 능동태로서 <보는 것>과 수동태로서 <보이는 것>을 변증법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가며, 이는 도시의 거시적 관점에서 건축 내부의 미시적 관점까지 다양한 내러티브를 보여주는 것이 이 후암동 주택이다.



건축개요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후암동 369-1
규모 지하1층, 지상3층
건축면적 136.38m²
건폐율 52.15%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최고높이 11.01m
시공 (주)리움건설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61.50m²
연면적 371.12m²
용적률 103%
주차대수 3대
사진 jang mi
설계 (주)아크로마키 건축사사무소

La maison, je sais jamais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후암동 369-1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61.50m²
건축면적 136.38m²
연면적 371.12m²
규모 지하1층, 지상3층
설계 (주)아크로마키 건축사사무소
시공 (주)리움건설
사진 jang 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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