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조수영, 박태상
- 설립
- 2013년
- 주소
- 서울 성북구 화랑로32길 68-1 (석관동) 1층
- 연락처
- 070-4204-4218
- 이메일
- st.suspicion@gmail.com
열린골목 가원집 Gorgeous Garden
이전 건물은 건축주가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 거의 평생을 보낸 집이었다. 새집으로 이사를 고민하던 차에 동네를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새집을 짓기로 했다. 이로써 건축주의 세 아이는 아버지가 자란 장소에서 추억을 쌓게 되었다. 아버지뿐 아니라 아버지의 아버지와도 이어져 있는 공간. 땅이나 돈이 아니라 장소의 형태로 대를 잇는다니, 보기 좋은 모습이다.
도시에서 한 건물이 누릴 수 있는 ‘바깥’의 개념은 종종 건물 앞쪽에 면한 도로의 크기와 같다. 20m 도로일 경우 앞쪽 시야가 탁 트여 개방감을 느끼며 조금 더 넓은 바깥을, 4m 도로일 경우 다소 작고 답답하긴 하지만 아담하고 조용한 바깥을 누릴 수 있다. 가원집은 보차혼용의 8m 도로를 면하고 있어 중간크기의 바깥을 가진 공간이다. 도로는 그리 크지 않지만, 삼거리 끝에 위치해 집의 바깥이 앞길에서 멈추지 않고 삼거리를 따라 쭉 열린다. 앞길을 따라 나란히 놓인 이웃 건물에는 없는 이 건물만의 장점이다.
집을 지어내기 전, 항상 하던 대로 최대치의 면적을 찾았다. 땅 크기가 약 340㎡니 용적률 200%로 건물 크기 680㎡로 예산 초과가 예상됐고, 시행사가 아닌 개인이 짓기에는 땅이 조금 큰 편이었다. 9세대의 원, 투, 쓰리룸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예산에 맞게 건물 규모를 조정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예산 내에서 가능한 일일지 걱정되기도 했으나, 560㎡ 건물을 지어낼 수 있었다.
우선 좁고 긴 대지를 최대한 사용하고, 양옆으로 건물을 줄여나갔다. 세대 구성을 유지하고 빌라와 주변 건물의 관계를 새롭게 하기 위함이었다. 서울에서는 공지 기준에 따라 다세대 빌라는 옆 땅으로부터 1m를, 옆 건물도 빌라일 경우 2m를 이격해야 한다. 빌라 골목의 풍경을 지배하는 숫자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가피하게 규모를 줄여야 하니 평면에 꼭 필요한 너비만큼만 남기고 건물을 얇게 좁힌 것이다. 구조적인 적합성이나 주차의 효율, 피난 동선 확보 등 자잘한 이점이 있으나 차치하고, 결과적으로 왼쪽 건물과 4.6m, 오른쪽 건물과 2.5m 떨어지게 되었다. 오른쪽 건물이 새로 지어진다면 지금보다 1m 정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입구에서 보이는 삼거리
건물을 본 예비 임차인들은 닭장처럼 다닥다닥한 빌라만 봤는데, 옆이 시원하게 뚫려 좋다고 말한다. 건축주 또한 건물 사이가 마음에 들어 안쪽 공터에 임차인들과 이웃들을 위한 마당을 꾸미고 있다. 우리도 열린 건물로 대지 앞으로 시원하게 열린 삼거리에 대답할 수 있어 만족스러울 따름이다.
△ 공동현관
△ 우편함
△ 계단홀
△ 303호 현관
△ 301호 (투룸 세대)
△ 5층 주인 세대
△ 5층 주인 세대
△ 5층 주인 세대
△ 5층 주인 세대
건물은 1층에 근생 1호 2층에 원룸/투룸/쓰리룸 3세대, 3층에 원룸/투룸/쓰리룸 3세대, 4층에 원룸/투룸 2세대. 마지막으로 4층 일부와 5층, 다락을 사용하는 주인 세대가 있다. 임대성 균형을 위해 도로 쪽에 투룸 세대를, 가운데 원룸 세대를, 뒷편에 쓰리룸 세대를 주로 배치했다.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세대 구성으로 대응하는 전략이다. 주인 세대는 5층에 거실과 안방이 자리하고, 4층과 다락으로 나뉜 세 아이의 방은 거실에서 실내계단으로 연결된다.
승강기는 앞뒤 세대 모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운데에 배치했다. 세이지그린으로 벽을 나누고 오렌지색 조명으로 활기를 더했다. 모래를 섞은 에폭시 바닥은 의도보다 거칠게 나왔지만, 나머지와 어울려 나름의 맛이 생긴 듯하다.
△ 옥상
△ 옥상에서 보이는 전경
가원집은 세 아이의 돌림자를 따라 지은 이름이다. 건축주에게는 넷째 아이와 다름 없는 공간인 것이다. 옛 집이 아버지의 오랜 친구였던 것처럼 막 태어난 가원이가 삼형제의 평생의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철거되는 옛 집을 바라보며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아버지처럼 먼 훗날, 이 집의 마지막이 찾아온다면 세 아이가 지난날의 추억을 돌아보며 함께 슬퍼해주기를 바란다.
건축개요
| 위치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장안동 |
|---|---|
| 규모 | 지상 5층 |
| 건축면적 | 166.47㎡ |
| 건폐율 | 48.51% |
| 구조 | 철근콘크리트 |
| 최고높이 | 16.75m |
| 시공 |
| 용도 | 다세대주택 / 근린생활시설 |
|---|---|
| 대지면적 | 343.20㎡ |
| 연면적 | 563.76㎡ |
| 용적률 | 164.27% |
| 주차대수 | 7대 |
| 사진 | 최진보 |
| 설계 | 수상건축 (조수영 박태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