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로 풍경을 읽어내는 사람이고
읽어낸 풍경을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그 기록들을 양분 삼아 디자인을 풀어내는 사람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천경환
- 설립
- 2011년
- 주소
-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150-5 깊은풍경건축사사무소
- 연락처
- 02-525-0429
- 이메일
- lazybirdc@naver.com
세종시 단독주택
#3. 현장 감리ⅰ
지붕의 중목구조틀
1층과 2층 벽체 콘크리트 조성을 마치고, 중목으로 지붕 구조를 세우는 모습입니다. 이제야 집의 전체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지붕이 좀 껑충 높아 보이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의외로 나쁘지 않은 비례로 보여 안심했습니다. 이번에 시공을 맡은 하우스 컬쳐의 김호기 소장님은 현장 정리 정돈 등 기본기가 탄탄하셔서 현장 방문할 때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지구단위계획에 타협한 지붕 디자인을 적용한 결과입니다.
중목 구조는 수피아에서 맡아주셨습니다. 다양한 기술적 대안을 순발력 있게 제시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뼈대만 올라온 모습이 조형적으로는 참 인상적입니다. 농담 삼아 이 단계에서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뼈대만의 조형은 조만간 사라지겠지만, 뼈대로 이루어지는 면의 조형은 고스란히 실내에서 느껴지게 됩니다.
설계하면서 늘 상상하던 스케일인데, 막상 몸으로 겪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뼈대의 조형이 가려지는 것도 아쉽지만, 뼈대와 뼈대를 잇는 상세 또한 마감으로 가려버리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내 고창이 뼈대와는 다른 윤곽으로 세워질 것이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중목 부재를 연결하는 일부 철물들은 단지 연결의 역할을 넘어 사실상 주된 구조체 역할을 합니다. 이런 구조체는 외벽 고창을 통해 안팎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중목 업체의 적극적인 제안 덕분에 이런 디테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연결철물 또한 고스란히 노출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다정동 주택 특유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에 역할을 할 것입니다.
내장 마감을 위한 틀
지붕의 중목구조틀이 올라서고, 내장 마감을 위한 틀을 만들고 있습니다.
△ 1층 가족실
1층 천정은 2층의 바닥이기에 평평합니다.
왼쪽으로는 옷방으로 통하는 통로가, 오른쪽으로는 현관으로부터 이어지는 복도와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의 옆면은 조형적으로 흥미롭고, 입체적인 공간과 움직임을 담아내는 틀이기도 합니다. 가능한 감추지 않고 ‘보란 듯 드러내려’ 노력하였습니다. 계단과 맞물린 보이드가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것이 지금도 아쉽습니다. 내부 비계와 작업발판이 해체되고 나면 햇볕이 좀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1층 가족실의 공간 윤곽은 평면은 기능적인 요구에, 높이는 감각적인 요구에 맞춘 결과인데, 각각의 요구를 입체적으로 결합한 지금의 상황은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 2층 계단에서 안방을 바라본 모습
계단으로 올라와 안방을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왼쪽에는 지붕까지 올라가는 벽면이 있습니다. 지난번 '나비 지붕집'의 스타일과 다르게 처리된 부분으로, 나름의 진화된 모습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움직임에 따라 벽과 지붕 사이 틈이 벌어지면서 접힌 지붕이 펼쳐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 안방에서 바라본 계단실
안방으로 들어와서 계단실 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시점이 변함에 따라서 지붕은 멈추지 않고 계속 접히고 펼쳐집니다.
지붕을 최대한 얇고 가벼운 이미지로 처리하고, 지붕과 본체와의 접점을 문자 그대로 ‘점’으로 연출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장면입니다. 중목 업체가 제안해주신 디테일이 빛나는 모습입니다.
따님 방에서 계단실 방면으로는 아치 모양의 귀여운 창을 두었습니다. 계단과 보이드를 두고 시선과 움직임이 맞물려 교차하는 상황을 상상하였습니다.
접히면서 꿈틀거리는 천정. 천정의 아래에서 멈춘 벽. 꿰어 뚫으며 길게 뻗어나가는 복도.
지금은 구조체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데, 단열재를 채우고 마감을 하면 좀 더 추상적인 하얀 면으로 연출됩니다. 그때의 모습은 지금과는 또 달라 보일 것입니다.
벽면의 각목은 내부 단열 보강을 위해, 그리고 마감 벽면을 조성하기 위해 붙여놓은 것인데, 건축가로서는 마감하기 전 지금의 모습이 더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