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서울 부암동을 기반으로 설립된 원더 아키텍츠는 현재 성북구 보문동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공공건축, 상업 건축, 주거건축 및 연구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 및 규모의 건축 설계 디자인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건축가의 언어와 일반인의 언어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기반하여, 건축주 등 사용자가 생활 언어로 표현하는 비건축적 요청 사항을 건축적 표현으로 해석하여 기본에 충실한 건축물을 만드는 것을 추구합니다.
e-mail : architaekle@gmail.com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임윤택
- 설립
- 2011년
- 주소
- 서울시 성북구 보문동1-3 301호
- 연락처
- 010-6760-9179
- 이메일
- yoontaek.lim@wonderarchitects.com
연남동 비주얼
10cm를 찾아서
이사 전 확인, 이사 후 확인,
철거 전 확인, 철거 후 확인.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는 머뭇거릴 틈 없이 진행 속도를 맞출 수밖에 없으므로 시작 전에 하는 최종 확인이 중요하다. 그래서 일정 규모 이상의 현장엔 3D 스캐닝을 해서 보다 더 체계적으로 현장 파악을 하고 시작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현장은 규모의 특성도 있고, 연남동 '감성'에 집중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한다.
기획 단계에서 전 용도로 사용하고 있을 때부터 대략적인 크기를 확인하고 현장 상태를 검토했으며, 사용하던 집기를 빼내었을 때에도 실측을 하고 설비를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천장, 벽, 바닥 마감을 들어내는 제대로 된 철거를 한 후, 하나하나 확인한다. 수차례의 확인을 거치면서 계획은 점점 구체화되어간다.
이미 계획안은 결정된 상태. 추석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시공을 하게 되겠지만 추석을 앞두고 철거를 서둘렀다. 다 비운 상태에서 다시 보게 되면 초기의 생각과 다른 부분을 발견하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철거가 되고 잠시 추석 연휴 찬스를 획득한 현장, 아무것도 없는 먼지 뽀얗게 내린 빈 공간에서 작은 스툴에 걸터앉아 계획했던 공간을 상상한다.
아, 10cm가 부족하다!
아무리 3차원 계획을 하고, 다각도로 시뮬레이션을 했어도, 실제 공간에서 건축가의 직감을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계획했던 천장 높이에서 딱 10cm만 더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좁은 공간이기에 이미 많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적용해왔지만, 이 약간을 더 궁리하면 훨씬 더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곳에서 힘을 좀 더 빼더라도 10cm만 더 찾자.
설비 공사비를 높이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법도 한데, 이미 꽉꽉 밀어 넣은 내역서 합계를 넘길 수는 없으니 고민에 빠진다. 두고두고 느낌을 축적해갈 장소의 성격이 정해지므로 이 약간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것 하나로 더 좋아질 수 있다면 방법을 찾아봐야지.
그것이 설계하는 이유다.
10cm 고민에 빠져 있는데 "꽃집 여자, 보석집 남자 그리고 두 건축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풍경"이라며, 매장 전면에 설치한 현수막을 읽는 미래의 고객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고객이 10월에 다시 발걸음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