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건축사사무소는
건축과 도시의 본질과 지속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새로운 사회문화적 가능성을 찾는 작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김현숙
- 설립
- 2014년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만리재로 14 르네상스타워, 1009호
- 연락처
- 02-703-1838
- 이메일
- enarchi01@naver.com
제주는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섬이라 흙 자체도 화산재이고, 돌도 숭숭 구멍이 많은 현무암이다. 지반에 공극이 많아 물이 잘 빠져서 육지처럼 홍수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도 드물뿐더러 물을 받아 놓아야 하는 저수지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고, 물이 많이 공급되는 논농사도 힘들다.
화산섬 제주도
뿐만 아니라 지하에는 동굴도 많고, 송이층이라는 연약지반이 많다. 그러나 제주도의 건축 인하가 절차와 규제를 보면, 지하 건설 시 다른 육지와 마찬가지로 10M 이상 터파기를 할 때만 지질조사 보고서를 관공서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이 부분은 제주특별자치도 지방조례에 의해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제주의 특수성으로 인해 지하공사 시 지반조사는 철저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제주도가 많은 도시계획 규제가 풀리고 각종 고층의 호텔들이 시내에 다수 들어서면서, 지하 굴착 시 지반침하가 일어나 인접대지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다수 있다.
집수리 대상 주택
서귀포 일반 상업지구 내 주택의 리모델링 의뢰를 받은 이 건물은, 30년이라는 세월로 인해 낙후된 이유도 있겠으나, 인접하여 공사하는 공사장의 터파기로 인해 건물의 균열, 누수, 건물 침하 등의 이유로 많은 손상이 있었다.
터파기 후 토사 유출로 인한 인접대지 지반침하
지반침하, 공사 진동으로 생긴 균열, 그리고 누수
2006년 시작되었던 호텔 공사는 부도가 나 인접대지에 많은 피해만 안겨준 채 아무런 보상처리도 못해주고 사라졌다. 이후 약 10M 가량 터파기 된 땅은 2년간 서귀포 중심가 땅에 방치되었었다. 주변 사람들의 항의와 민원으로 서귀포시청에서 한차례 되메우기를 하긴 했었으나 지반 침하가 계속되어 되메우기와 다지기는 3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서귀포시장도 현장에 나와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고 주민들에게 사과와 이해를 구했던 일이었다.
부도났던 지난 공사의 민원 해결도 없이 새로 시작된 호텔 공사
그런데 올해 2014년 3월 공사가 착공되었다. 규모도 이전과 같은 규모인 지하 2층에 지상 10층 건물이다. 피해를 봤었던 인접대지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무턱대고 공사는 다시 시작되었다.
이전 피해 받은 인근 주민과 아무런 합의 없이 강행된 터파기
반복되는 공사 중지와 공사 재개로 진행되는 지하 공사
너무 인접한 두 건축물. 짓고 나면 더 답답할 듯...
참으로 힘든 것은 시청이나 변호사, 건축가들이 도시문제를 지켜봐주지 않으면 비전문가인 인근 주민들은 어떻게 항의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협상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미 공사경험과 민원처리에 전문적인 건설업체와 싸운다는 것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일반인들이 법적으로 처리를 한다는 것도 정말 쉽지는 않다. 그렇게 인근 사람들은 하나둘 건설사의 합의서와 적당한 보상으로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서귀포 구시가지 중심부에 생기는 분양형 호텔
하지만 공사장과 뒤편에 있는 시멘트블럭조의 이 주택은 상당한 균열과 누수로 이용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시공사는 너무 오래된 주택이니 알아서 나가든가 신축하든가….. 자기들과는 상관이 없다는 투로 얘기를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신축하는 분양형 호텔 내부 이미지
몇 달에 걸친 싸움이 시작되었다. 처음 시공사는 자기들 공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들도 재산권을 행사해야 하니 나름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실 건설업체와의 싸움이 아니라 이 사업을 시행하는 시행사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막상 이 건물의 주인은 얼굴 한 번 비추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완화된 방법으로 시행되는 분양형 호텔이니 딱히 건축주가 한 명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답답할 노릇이다. 책임자도 운영자도 없는 이 분양형 호텔은 아마도 시공사에 민원문제를 다 해결하라고 계약서 조건에 넣었나 보다. 역시 안전보다는 수익만을 우선시하는 시행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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